끄적끄적

"나의 소망은 시기를 사지 않는 행복이니", 제프 베이조스가 냅킨에 그린 그림

코로네 2024. 6. 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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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가 냅킨에 그린 그림 - 매일경제

[구석구석 4차 산업혁명 탐구-8]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아이스킬로스라는 사람입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의 스토리를 기초로 비극을 썼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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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갑자기 그리스 고전을 떠올리게 된 건 최근 아마존이 겪는 고초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거침없이 질주하던 유통공룡 아마존이 많은 사람들의 시기를 사긴 산 모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금도 안 내고, 소매업체들을 죽인다"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이 하루에 25조원 정도씩 빠져나가고 다른 기술주들도 줄줄이 동반 하락하니 사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닙니다.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긴 합니다.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고, 여기서 연일 비판 기사를 내보내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앙심을 품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증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럴듯한 음모론으로 포장될 수는 있는 소재이지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의 혁신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해 이제는 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플랫폼기업으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회사가 됐습니다. 무인점포 아마존고를 내고 홀마트를 인수해 식료품 사업을 장악하려는가 하면 이제는 온라인 약국과 헬스산업까지 넘봅니다. 아마도 이런 질주 과정에서 수많은 적들이 생겨났을 겁니다.

 

Amazon의 배경

 

이런 아마존의 질주의 배경이 된 상징적 메모<그림 참조>가 있습니다. 이 메모는 아마존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그러면 왜 아마존이 이렇게 집요할 정도로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 메모지란 게 창업자인 베이조스가 냅킨에 낙서하듯 그린 겁니다. 일종의 개념도인데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작성한 것입니다.

 

정교하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냅킨에 그린 거니 뭐 얼마나 거창하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정말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업(業)의 본질과 개념을 꿰뚫은 거라고 할 수 있는 거니 대단한 거지요.

기업의 성장(GROWTH)이란 목표를 정 가운데 놓고, 그 핵심에 '트래픽(TRAFFIC)'이라고 적었습니다.

  • 아마도 트래픽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한 기업가가 베이조스인 듯싶습니다. 이 트래픽이 사업의 선순환을 가져온다는 것이 그림의 핵심입니다.
  • 트래픽을 바탕으로 판매자(SELLERS)를 끌어들이고, 그 판매자가 선택(SELECTION)을 하게 함으로써 고객의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축적하고 이것이 다시 트래픽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아마존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익률이 낮다는 비난에 직면했지만 꿋꿋하게 이 신념을 지켜나갔지요.

 

냅킨 메모에 쓰인 대로 말입니다. 그것이 지금 아마존 제국을 일군 원동력이 된 것이지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가면 우리나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3배 정도나 되는 아마존 풀필먼트라는 게 있습니다.

 

물류창고인데 여기에서는 잘 아시는 키바(KIVA)라는 로봇이 일을 합니다.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직원이 골라 카트에 담지 않습니다. 다 로봇이 하지요. 모토가 '고객에게 직접(DIRECT-TO-CUSTOMER)'입니다. 빠른 배송을 위해 자사 화물기를 40대나 보유하고 있으며 수천 대의 트럭을 운영합니다. 드론도 있지요.

이런 게 모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이라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과 접목돼 있습니다.

 

이제는 그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나가떨어진 기업들이 많이 생겨났겠지요. 시기와 질투도 엄청났을 겁니다. 어쩌면 지금의 난관은 여태껏 아마존이 경험하지 못한 암초일 겁니다.

 

아마존이란 기업을 오늘에 있게 한 베이조스의 메모가 지금은 베이조스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세상사가 다 그런 모양입니다.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아이스킬로스라는 사람입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의 스토리를 기초로 비극을 썼는데 그중 유명한 것이 '아가멤논'입니다. 영화 '트로이'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트로이 전쟁을 이끈 그리스연합군의 대장이 아가멤논이지요. 그의 동생인 메넬라오스가 최고 미녀인 그의 부인 헬레네를 트로이의 왕자인 파리스에게 뺏기면서 벌어지는 게 트로이 전쟁이고 여기에 주인공 아킬레우스란 영웅이 등장합니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은 아가멤논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부터 벌어지는 골육상잔의 이야기인데 여기에 교훈이 될 만한 글귀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지나친 명성은 위험한 법

제우스의 눈에서 벼락이 떨어짐이라

나의 소망은 시기를 사지 않는 행복이니 (중략)"